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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은 때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합니다. 제가 겪은 간암과 1차 당뇨병이라는 건강 위기는 제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고, 위기를 새로운 시작으로 바꿔낸 저의 진솔한 경험담입니다.
부제: B형간염에서 간암까지의 여정, 생존을 위한 중요한 결정들
이 글의 순서
- 1. 잊고 지냈던 B형간염과의 인연
- 2. 건강을 해쳤던 과거의 습관들
- 3. 간암 진단과 받아들이는 과정
- 4. 전문가의 진단과 검사 결과들
- 5. 생존을 위한 중요한 결정, 수술
- 6. 수술 과정과 회복의 시작
- 7. 또 다른 희망, 건강 문제의 호전
- 8. 결론
- 9. 함께보면 도움 되는 글
이 글의 요약
✔ B형간염 보유자였음에도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간암 발병의 연관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2019년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1.6cm 크기의 혹이 2년 후 8.2cm까지 커진 간암으로 진단받은 충격적인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 여러 병원을 방문하며 정확한 진단과 최선의 치료법을 찾아 결국 삼성병원에서 개복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수술 후 9.12cm 크기의 간암 제거에 성공했으며, 회복 과정에서 기존에 앓고 있던 1차 당뇨병이 개선되어 약물 복용을 중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건강 위기를 단순한 시련이 아닌 삶을 더 건강하게 다듬어갈 기회로 삼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회복의 큰 힘이 되었습니다. |
1. 잊고 지냈던 B형간염과의 인연
제 건강 이야기의 시작은 사실 간암 진단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젊은 시절 저는 제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는 사실을 87년 9월 제대 후 발병하여 10일의 병원생활을 한 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일상 활동에 전혀 문제가 없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제 간 건강에는 잠재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간암 진단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잊고 지냈던 B형간염의 존재와 그 위험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B형간염 보유자들이 간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의학적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저는 그것이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2. 건강을 해쳤던 과거의 습관들
B형간염 보유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건강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잦은 야근과 불규칙한 식사, 충분하지 못한 수면 등은 일상이 되어버렸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즐겼던 매일의 음주는 제 간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있었습니다.
젊다는 이유로 건강을 과신했고,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무시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AST, ALT, 감마GPT가 정상치보다 살짝 높게 나오는 경고 신호가 있었음에도, 검진 날 외에는 B형간염을 잊고 다시 술을 마시곤 했습니다.
2013년에는 술을 끊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오히려 고혈압이 발견되어 약(아모잘탄 5/50mg)을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사의 권유로 같은 해부터 간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기 시작했고, 2013년과 2015년에는 다행히 이상 소견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과거의 생활 습관들이 결국 간에 무리를 주었고, 간암이라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건강의 중요성은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3. 간암 진단과 받아들이는 과정
2017년 12월, 일상적인 건강검진 중 복부초음파에서 간에 1.6cm 크기의 혹이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의사는 초음파 사진을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99% 혈관종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B형간염 보균자이기 때문에 큰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저는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년 후인 2019년 9월 6일, 다시 받은 건강검진에서 그 혹이 6.6cm로 자라나 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제는 혈관종이라하여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고, 당일 소견서를 들고 부산성모병원에서 MRI와 혈액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다행히도 B형간염은 자연완치 되었고 AST/ALT와 AFP는 정상이었지만, 간암 지표인 PIVKA Ⅱ가 1,312로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저는 지난 몇 년간 건강이라는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 앞에서 큰 도전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처음엔 청천벽력 같은 간암 진단에 느꼈던 충격과 두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남들보다는 힘이 넘쳐나지는 않았지만 건강하다고 믿었던 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회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기에, 먼저 진단 결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4. 전문가의 진단과 검사 결과들
진단 이후 저는 여러 병원을 방문하며 다양한 의견을 구했습니다. 9월 20일에는 부산대학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는 복강경수술은 불가능하며 개복수술은 개복 해봐야 안다고 하면서 간이식을 권유받았습니다.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9월 25일에는 삼성병원을 방문하여 MRI, PET-CT, 혈액검사, 간섬유화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B형간염은 완치된 상태였고 AST/ALT와 AFP는 정상이었으나, PIVKA Ⅱ는 6,802로 더욱 증가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도 암은 전이되지 않았고, 간 상태는 정상인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암의 크기는 8.2cm로 측정되었으며, 큰 혈관 침입은 없었고 암덩어리는 간 좌엽에 붙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에서는 간이식을 권유 했지만 삼성에서는 복강경도 가능하다며 처음에는 복간경으로 권유 했으나 더 정확한 수술을 위해 개복수술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간암 진단부터 수술까지의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표입니다:
날짜 | 병원 | 검사 및 진단 결과 |
2017년 12월 | 일반병원 | 복부초음파에서 간에 1.6cm 혹 발견 (혈관종으로 진단) |
2019년 9/6 | 일반병원 | 복부초음파에서 혹이 6.6cm로 자라남 |
2019년 9/6 | 부산성모병원 | MRI와 혈액검사: B형간염완치, AST/ALT 정상, AFP 정상, PIVKA Ⅱ 1312 |
2019년 9/20 | 부산대학병원 | 복강경수술 불가, 개복수술( △ ) 열어봐야, 간이식 권유 |
2019년 9/25 | 삼성병원 | MRI, PET-CT, 혈액검사: B형간염완치, AST/ALT 정상, AFP 정상, PIVKA Ⅱ 6802로 급상승, 암크기 8.2cm, 전이 없음 |
2019년 10/17 | 삼성병원 | 혈액검사: AST/ALT 정상, AFP 정상, PIVKA Ⅱ 4238 |
2019년 10/25 | 삼성병원 | 개복수술 시행(수숳 후 암 실측결과 9.12 Cm) |
5. 생존을 위한 중요한 결정, 수술
간암 치료에 있어 수술은 매우 중요한 선택지였습니다. 9월 20일부터 저는 서울대, 아산, 삼성병원에 인터넷 예약을 하며 최선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시기부터 현재까지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충격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부산대학병원에서 암환자로 등록 직후부터 그저 불운한 시련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제 삶을 더욱 건강하고 단단하게 다듬어갈 소중한 기회로 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간암 진단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의 간에게 '그동안 고생을 너무 시켰어. 앞으로는 고생 안하게 해줄게'라고 말을 하며 정보를 찾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가족들과 충분히 상의한 끝에 부산성모병원과 부산대병원의 자료를 들고 삼성병원에서 다시 한번 더 검사를 하였고, 삼성병원 담당의의 판단에 따라 전이가 없고 암덩어리 1개만 있는 상태이므로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중요한 결정이었지만, 동시에 수술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불안감도 컸습니다. 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저는 수술대에 오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6. 수술 과정과 회복의 시작
2019년 10월 25일, 저는 개복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대에 누웠을 때의 긴장감과 두려움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모든 것을 의료진에게 맡기고 결과만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정신적으로 큰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반드시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굳게 했습니다.
수술은 좌측 간을 절개한 후 자른 단면에서 발견된 미세혈관의 좁쌀만한 종양 2개까지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제거된 암의 크기는 9.12cm로 최종 확정되었고, 쓸개도 함께 제거되었습니다. 담당 의사는 암의 모양이 타원형으로 "예쁘다"고 표현했지만, 동시에 재발이 잘 되는 암이며 2기에서 3기로 넘어가는 중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의식이 돌아왔을 때, 저는 기다리던 아내에게 손가락으로 V자를 표시하며 수술의 성공을 알렸습니다. 비록 큰 수술이었지만, 저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7. 또 다른 희망, 건강 문제의 호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진짜 싸움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2019년 11월 1일 삼성병원에서 퇴원한 후, 저는 회복을 위해 부산성모병원에서 11월 30일까지 입원하여 개복수술 부위 통증 관리와 회복에 집중했습니다.
수술 전 담당의가 알려준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이 제 회복 과정에서 가장 먼저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수술과 치료의 과정이 단순히 제 개인의 건강 회복만이 아니라, 의학 발전에도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회복 과정에서 뜻밖의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는 간암 진단 이전부터 1차로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11월 15일 성모병원에서 시행한 검사에서 당화혈색소가 4.8로 상당히 좋아져 주치의와 상담 후 당뇨약 복용을 중단(나중에 2차 당뇨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간암 치료 과정에서 생활 습관의 변화(몸무게 10Kg 줄고, 술 끊고 채식위주 식사, 걷기운동)가 다른 건강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신호였습니다.
12월 16일에는 모든 혈액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고, 종양표지자인 AFP, PIVKA Ⅱ, CEA, CA19-9도 모두 정상 수치를 보였습니다. 다만 GGT(감마 gpt)가 190으로 높게 나왔는데, 이는 수술 직후에는 정상이었던 수치였습니다.
수술 후의 이러한 회복 과정은 저에게 새로운 희망과 함께, 앞으로 더욱 철저한 건강 관리의 필요성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간암 수술 후 5년 이상 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4월에 발생한 2차 당뇨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8. 결론
🍎 잊고 지냈던 B형간염이 결국 간암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평소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뼈아픈 교훈이었습니다. 🍎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 작은 이상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암이 크게 자라기 전에 조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간암 진단이라는 충격적인 상황에서도 현실을 직시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제 삶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 성공적인 수술과 회복 과정을 통해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 이 경험은 간암 극복의 여정과 함께 기존에 앓고 있던 1차 당뇨병이 호전되는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졌으며, 앞으로의 글에서 이어질 회복과 관리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통해 비슷한 상황에 처한 많은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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